크리스천도 우울할 수 있나요 — 믿음과 정신건강

크리스천도 우울할 수 있나요 — 믿음과 정신건강

#새신자#정신건강#우울증#위로

안녕하세요, 새신자의 친구 새봄이에요.

오늘은 쉽게 꺼내지 못하는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열어 보려고 해요. 혹시 요즘,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너무 무겁진 않으신가요. 찬양이 들어오지 않고, 기도가 막히고, “내가 믿음이 약해서 이런 걸까” 하는 생각이 밤마다 찾아오진 않으신가요.

저도 그랬어요. 20대 끝 무렵, 저는 교회에 앉아 있어도 마음이 텅 비어 있었어요. 성경책을 펼치면 글자만 보이고, 가까운 친구를 갑자기 잃고 나서는 기도가 아예 나오지 않았어요. 그때 저를 가장 아프게 한 건 슬픔 자체가 아니라, “이런 내가 정말 믿는 사람 맞나” 하는 자책이었어요.

그 자책에 먼저 답을 드리고 싶어요.

어두운 밤을 지난 사람들

성경은 우울한 사람을 부끄러워하지 않아요. 오히려 그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실어 두었어요.

엘리야를 아시죠. 하늘에서 불을 내리는 놀라운 일을 경험한 바로 다음 날, 그는 광야로 도망쳐 나무 아래 앉아 이렇게 기도해요.

자기 자신은 광야로 들어가 하룻길쯤 가서 한 로뎀 나무 아래에 앉아서 자기가 죽기를 원하여 이르되 여호와여 넉넉하오니 지금 내 생명을 거두시옵소서 나는 내 조상들보다 낫지 못하니이다 하고

— 열왕기상 19:4

“이제 그만 거두어 주세요.” 믿음의 영웅의 입에서 나온 말이에요.

그런데 하나님이 엘리야에게 뭐라고 하셨는지 아세요. 책망하지 않으셨어요. 천사를 보내서 먼저 빵을 구워 먹이시고, 다시 재우시고, 한 번 더 먹이셨어요.

여호와의 천사가 또 다시 와서 어루만지며 이르되 일어나 먹으라 네가 갈 길을 다 가지 못할까 하노라 하는지라

— 열왕기상 19:7

하나님이 가장 먼저 돌보신 건 엘리야의 교리가 아니라 그의 몸이었어요. 잠과 빵. 저는 이 장면 앞에서 한참을 멈춰 있었어요.

믿음이 약해서가 아니에요

우리는 흙으로 지어진 그릇이에요. 잠을 못 자고, 밥을 거르고, 햇빛을 못 받으면 마음도 함께 어두워져요. 몸의 상태, 호르몬, 뇌의 화학, 유전, 계절 — 이 모든 것이 정서에 닿아 있어요. 그래서 어떤 어둠은 “기도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진짜로 몸이 지쳐 있기 때문에 오는 거예요.

그러니 혹시 지금 힘드시다면,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병원에 가시는 것, 전혀 죄가 아니에요. 상담을 받으시는 것, 약을 드시는 것, 불신앙이 아니에요. 당뇨가 있는 분이 인슐린을 맞는 것처럼, 지금 우리 몸이 필요한 도움을 받는 것뿐이에요. 교회 안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점점 더 편하게 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자기 자신에게 말 걸기

시편 42편에 이런 말이 있어요.

1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니이다

5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가 여전히 찬송하리로다

— 시편 42:1, 5

저는 이 구절의 리듬이 참 좋아요. 시인은 자기 마음이 하는 말을 가만히 듣고만 있지 않아요. 자기 영혼에게 말을 걸어요. “왜 낙심하니. 하나님을 바라보렴.”

우울한 마음은 우리에게 자꾸 속삭여요. “넌 실패야, 하나님이 너를 떠나셨어, 너는 가짜야.” 그 목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더 깊이 가라앉아요. 우리가 그 목소리에게 대신 말을 걸어야 해요. “영혼아,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렴.” 감정이 사실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사실이 감정을 붙들어 주는 거예요.

기도가 안 나오시면, 시편을 소리 내어 한 구절씩 읽어 보세요. 그것도 기도예요.

혼자 있지 마세요

마지막으로 꼭 하나만 부탁드릴게요. 부디, 혼자 있지 마세요.

교회에서 예배만 드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길어지면 어둠은 더 짙어져요. 두세 사람, 아주 작은 자리여도 좋아요. “나 요즘 좀 힘들어” 이 한마디를 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회복은 시작돼요.

그리고 가장 먼저, 이 말씀을 기억해 주세요.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진실로 정의를 시행할 것이며

— 이사야 42:3

주님은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세요. 꺼져가는 등불도 끄지 않으세요. 오늘 당신의 마음이 상한 갈대 같고, 당신의 믿음이 꺼져가는 등불 같아도, 그분은 그 연약함을 그대로 품고 계세요.

하나님, 오늘 아무 말도 못 하는 제 마음을 그대로 가지고 왔어요. 저를 꺾지 않으시고, 끄지 않으시는 그 손으로 오늘 하루만 붙들어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공유하기

이어서 읽기

auto_awesome

Soli Deo Glor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