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란 무엇인가요 — 나쁜 짓을 안 하면 되는 건가요?

죄란 무엇인가요 — 나쁜 짓을 안 하면 되는 건가요?

#새신자#죄#원죄#복음

“나는 딱히 나쁜 짓 안 하는데요”

교회에 처음 오신 분들이 가장 당황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예배 중에 “우리는 모두 죄인입니다”라는 말을 들을 때입니다. 속으로 이런 생각이 올라옵니다.

나는 남을 해친 적도 없고, 법을 어긴 적도 없는데… 왜 죄인이라는 거지?

이 질문은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사실 이 질문을 품는다는 것은 진지하게 신앙을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하나의 오해가 숨어 있습니다. 성경이 말하는 ‘죄’는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나쁜 짓’과 같은 말이 아닙니다.

죄는 행동이 아니라 관계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보통 죄를 이렇게 이해합니다. 도둑질, 거짓말, 폭력 — 구체적으로 나쁜 행동을 하는 것. 그래서 “그런 짓을 안 하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죄의 뿌리를 전혀 다른 곳에서 찾습니다. 죄란 본래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진 상태 자체를 가리킵니다. 나쁜 행동은 그 끊어진 관계에서 흘러나오는 결과일 뿐, 죄의 본체가 아닙니다.

로마서 3장 23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 로마서 3:23

여기서 주목할 표현은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입니다. 죄의 핵심은 특정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 — 그분과의 온전한 관계 — 에 이르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나쁜 짓을 안 해도 이 상태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나무가 먼저인가, 열매가 먼저인가

비유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사과나무에서 썩은 사과가 열렸다고 합시다. 썩은 사과를 하나하나 따낸다고 나무가 건강해질까요? 문제는 사과가 아니라 나무의 뿌리에 있습니다.

성경은 인간의 마음 자체가 이미 손상되어 있다고 진단합니다.

마음은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지라 누가 능히 이를 알리요마는 — 예레미야 17:9

우리의 마음은 스스로도 자신을 속입니다.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자기 판단 자체가 이미 이 부패한 마음에서 나온 평가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 당시 바리새인들이 빠졌던 함정이기도 합니다. 겉으로는 율법을 완벽히 지켰지만, 예수님은 그들의 마음이 하나님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지적하셨습니다.

오염된 수원(水源)

그렇다면 이 손상된 본성은 어디서 온 것일까요? 성경은 인류의 첫 조상 아담의 타락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들어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 — 로마서 5:12

신학에서는 이것을 원죄라고 부릅니다. 수원(水源)이 오염되면 거기서 흘러나오는 모든 물이 오염되듯, 인류의 본성 자체가 하나님에게서 등을 돌린 상태로 태어난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구체적으로 짓는 거짓말, 이기심, 시기, 분노 — 이런 것들은 그 오염된 수원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나쁜 짓을 안 하면 된다”는 접근은, 오염된 물줄기 하나를 막으면서 수원은 그대로 두는 것과 같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것은 절망이 아니라 희망의 시작입니다

여기까지 읽으면 마음이 무거울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나는 어쩔 수 없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이 죄를 이토록 정직하게 진단하는 이유는 우리를 절망시키려는 것이 아닙니다. 병을 정확히 아는 사람만이 의사를 찾아가기 때문입니다.

이같이 율법이 우리를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는 초등교사가 되었나니 우리로 하여금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 함을 얻게 하려 함이라 — 갈라디아서 3:24

“너는 죄인이다”라는 진단은 정죄가 아닙니다. 그것은 “그래서 네게 구원자가 필요하다”는 복음의 서론입니다. 내 힘으로 나를 고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비로소 그리스도의 은혜가 들어올 자리가 생깁니다.

나쁜 짓을 안 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끊어진 관계가 회복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회복은 내가 해내는 것이 아니라, 먼저 우리에게 손을 내미신 분이 이루시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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