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결국 사람이 쓴 거 아닌가요?”
이 질문은 아주 정직한 질문입니다. 성경을 처음 접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품을 수 있는 의문이고, 사실 수천 년 동안 수많은 사람이 물었던 질문이기도 합니다.
맞습니다. 성경은 사람이 썼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곧 “사람의 말”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사람이 썼다, 그런데
성경의 저자들은 실제 인간이었습니다. 아모스는 양치기였고, 이사야는 시적 문체의 선지자였으며, 바울은 날카로운 논증가였습니다. 그들의 문체는 제각각이고, 성격도 배경도 다릅니다. 하나님이 기계처럼 받아쓰게 하신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 책이 어떻게 “하나님의 말씀”이 될 수 있을까요? 성경 자신이 이렇게 증언합니다.
16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17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려 함이라 — 디모데후서 3:16-17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이라는 표현의 원어는 ‘테오프뉴스토스(theopneustos)‘입니다. 직역하면 “하나님의 숨결로 불어넣어진 것”이라는 뜻입니다. 사람이 쓰되, 하나님의 숨이 그 안에 불어넣어졌다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이것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20 먼저 알 것은 성경의 모든 예언은 사사로이 풀 것이 아니니
21 예언은 언제든지 사람의 뜻으로 낸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의 감동하심을 받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받아 말한 것임이라 — 베드로후서 1:20-21
“사람의 뜻으로 낸 것이 아니다.” 저자들이 자기 생각을 적은 것이 아니라, 성령의 인도 아래 하나님께 받은 것을 기록했다는 선언입니다.
그 증거가 있나요
“성경이 스스로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주장한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 가지 사실을 더 살펴봅니다.
성경은 약 1,500년에 걸쳐, 40여 명의 저자가, 세 개의 대륙에서, 세 개의 언어로 기록했습니다. 양치기, 어부, 왕, 의사, 세리 — 서로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이 각자의 시대에 각자의 언어로 썼습니다.
그런데 이 66권의 책이 놀랍도록 하나의 이야기를 말합니다. 창세기 3장에서 하나님이 예고하신 약속 — 여자의 후손이 뱀의 머리를 밟을 것이라는 그 첫 번째 약속이, 수천 년의 시간을 관통하며,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에서 성취됩니다. 그리고 요한계시록의 마지막 장면에서 그 이야기가 완성됩니다.
인간이 기획한 프로젝트였다면, 이런 일관성은 불가능합니다. 1,500년 동안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들이 하나의 이야기를 써내려갈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그 뒤에 한 분의 저자가 계셨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입니다.
머리가 아니라 마음이 아는 순간
그런데 솔직히, 증거만으로 완전히 납득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합니다.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확신은 결국 논증의 끝에서 오지 않습니다.
개혁주의 신학은 이것을 “성령의 내적 증거”라고 부릅니다. 성경을 읽을 때, 성령 하나님이 읽는 사람의 마음 안에서 “이것이 나의 말이다”라고 증언하신다는 것입니다. 머리로 이해하기 전에, 마음이 먼저 알아듣는 순간이 옵니다.
성경을 처음 읽으면서 어떤 구절에 가슴이 뜨거워지거나, 이유 없이 눈물이 나거나, “이건 나한테 하는 말 같다”고 느끼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것이 바로 성령의 증거가 시작되는 자리입니다.
성경은 사람이 썼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하나님의 숨결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오래된 책이 오늘도 살아 있고, 오늘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성경을 “믿어야 한다”고 스스로를 설득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펼쳐보시기를 권합니다. 하나님은 그 말씀을 통해 직접 말씀하시기를 기뻐하시는 분이십니다.


